わさび(와사비)의 뜻|초록색 튜브의 정체, 진짜 와사비와 서양고추냉이의 차이

코닥
오늘의 일본어는 「わさび(와사비)」예요!

한국에서도 그냥 ‘와사비’라고 부르니까 새로 배울 게 없어 보이죠? 그런데 이 단어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반전을 하나 갖고 있어요.

초밥집에서 나오는 그 초록색 덩어리, 사실 대부분 와사비가 아닙니다.

엥? 와사비가 와사비가 아니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わさび의 뜻은 ‘식물 이름’ 그 자체입니다

먼저 기본부터 정리할게요.

「わさび(山葵/わさび【명사】)」는 십자화과에 속하는 식물의 이름이자, 그 뿌리줄기를 갈아 만든 향신료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학명은 Eutrema japonicum. 이름에 japonicum이 들어가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일본의 계곡물에서 자라는 식물이에요.

코닥

여기서 중요한 건 재배 조건이에요.

와사비는 깨끗하고 차가운 흐르는 물이 필요하고, 수확까지 보통 1~2년 이상이 걸려요. 아무 데서나 대량으로 키울 수 있는 작물이 아닌 거죠!

그럼 우리가 먹는 초록색 와사비는 뭘까요?

여기서 반전이 나옵니다.

튜브나 봉지에 들어 있는 시중 와사비의 상당수는, 진짜 와사비 대신 서양고추냉이(홀스래디시/horseradish)를 갈아 만들고 초록색 색소로 물들인 것이에요.

일본어로는 이 서양고추냉이를 「西洋わさび(세이요 와사비)」 또는 「ホースラディッシュ」라고 부릅니다.

두 ‘와사비’의 정체

本わさび(혼와사비)= 진짜 와사비
・학명 Eutrema japonicum / 일본 원산 / 계곡물 재배
・색은 연한 연둣빛, 단맛이 도는 부드러운 매운맛

西洋わさび(세이요 와사비)= 서양고추냉이・홀스래디시
・동유럽 원산 / 밭에서 재배 / 일본에서는 홋카이도가 주산지
・원래 색은 흰색, 매운맛이 더 날카롭고 강함
・재배가 쉽고 수확량이 많아 가루·튜브 와사비의 주원료가 됨

아, 그럼 흰색인 걸 초록색으로 칠해서 파는 거구나? 왠지 속은 기분인데…
코닥

속인다기보다는 가격과 공급의 문제에 가까워요. 진짜 와사비만 쓰면 값이 몇 배로 뛰거든요.

그리고 재미있는 건, 두 식물이 같은 십자화과 친척이라 매운 성분 자체는 거의 같은 계열이라는 점이에요!

구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해요

일본에서 제품을 살 때는 포장의 표기만 보면 됩니다. 이건 일본어 학습자에게 아주 실용적인 독해 포인트예요.

【포장에서 확인할 단어】
本わさび使用(혼와사비 시요) … 진짜 와사비를 썼다
本わさび入り(혼와사비 이리) … 진짜 와사비가 들어 있다(양은 적을 수 있음)
西洋わさび … 서양고추냉이
・표기가 아예 없다면 서양고추냉이 기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구나. 使用이랑 入り가 다른 말이라는 게 포인트네!

와사비의 매운맛은 왜 ‘코’로 올라올까?

한국 사람이라면 매운맛에는 자신이 있죠. 그런데 와사비의 매운맛은 고춧가루의 매운맛과 종류 자체가 다릅니다.

고추의 매운맛= 캡사이신 ⇒ 혀와 입안이 타는 듯한 자극, 오래 남음
와사비의 매운맛= 알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 ⇒ 증기가 코로 치솟는 자극, 금방 사라짐

더 흥미로운 건, 와사비를 갈기 전에는 맵지 않다는 사실이에요.

와사비 세포 안에는 시니그린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 자체는 아무 맛이 없습니다. 그런데 강판에 갈아 세포가 부서지면 미로시나아제라는 효소가 시니그린과 만나면서, 비로소 매운 성분인 알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가 만들어져요.

코닥

즉 와사비의 매운맛은 ‘갈아야 비로소 태어나는 맛’인 거예요!

게다가 이 성분은 휘발성이라 시간이 지나면 날아가 버려요. 가장 매운 구간은 갈고 나서 대략 3~5분이라고 해요.

아, 그래서 고급 초밥집은 손님 앞에서 그때그때 가는구나?
코닥

정확해요! 심지어 간 와사비를 작은 그릇으로 덮어 두는 관습도 있어요. 향이 날아가지 않게 하려는 거죠.

‘휘발성’이라는 성질 하나를 알면, 가게에서 벌어지는 행동들이 전부 설명돼요!

간장에 와사비를 푸는 건 사실 손해예요

한국에서는 간장 종지에 와사비를 풀어 섞어 먹는 방식이 아주 흔하죠. 그런데 매운 성분이 휘발성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건 향을 빠르게 날려 버리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일본의 초밥집에서는 보통 요리사가 밥과 재료 사이에 와사비를 미리 발라 두기 때문에, 손님이 따로 넣을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초밥집에서 바로 쓰는 한마디

さび抜きでお願いします(사비누키데 오네가이시마스)
=「와사비 빼고 주세요」
さび는 わさび의 줄임말, 抜き는 ‘빼기’라는 뜻이에요

わさび、多めでお願いします(와사비, 오오메데 오네가이시마스)
=「와사비 많이 주세요」

子どもがいるので、さび抜きにできますか?
=「아이가 있어서요, 와사비 빼고 가능할까요?」

「さび抜き」는 진짜 바로 쓸 수 있겠다. 외워 놔야지!

한국어 ‘고추냉이’라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

한국어 학습자에게 특히 재미있는 부분이 여기예요. 한국에서는 와사비를 순화어로 ‘고추냉이’라고 부르라고 권해 왔죠.

그런데 식물학적으로 보면 이 이름은 사정이 조금 복잡합니다. 한국어 ‘고추냉이’라는 이름 자체가 울릉도에서 쓰이던 ‘고초냉이’에서 온 말인데, 정작 울릉도의 그 식물은 자생종이 아니라 일본에서 들어온 재배종이었다는 연구가 있어요.

헷갈리기 쉬운 세 가지 이름

와사비 / 고추냉이 ⇒ Eutrema japonicum。초밥에 쓰는 진짜 와사비
서양고추냉이 / 홀스래디시 ⇒ 튜브 와사비의 실제 주원료
겨자(머스터드) ⇒ 또 다른 십자화과 식물. 매운 성분 계열은 비슷하지만 다른 향신료

⇒ 셋 다 같은 십자화과라 매운맛이 닮았을 뿐, 서로 다른 식물입니다

코닥

이건 한국어권 학습자만 얻을 수 있는 시각이에요!

다른 나라 사람들은 그냥 wasabi 한 단어만 갖고 있어서, 진짜와 대체품을 구분할 말 자체가 없거든요. 그런데 한국어에는 ‘고추냉이’와 ‘서양고추냉이’라는 두 개의 이름이 이미 있죠.

아, 그럼 한국어가 오히려 더 정밀하게 나눠 놓은 거구나?
코닥

그런 셈이죠! 일본어 本わさび/西洋わさび와 한국어 고추냉이/서양고추냉이가 거의 그대로 대응해요.

이렇게 두 언어의 단어를 나란히 놓고 보는 것이 어휘를 오래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초밥집에서 와사비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

마지막으로 하나 더. 초밥집 주방에서는 와사비를 「なみだ(나미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なみだ‘눈물’이라는 뜻이에요. 너무 매워서 눈물이 핑 돈다는 데서 나온 이름이죠.

【와사비 관련 단어 정리】
わさび … 일반적인 이름
さび … 줄임말(さび抜き 등에서)
なみだ … 주방에서 쓰는 은어. 손님은 알아두기만 하면 충분
本わさび … 진짜 와사비
西洋わさび … 서양고추냉이

‘눈물’이라니 너무 잘 지었다. 이건 안 잊어버리겠는데!

정리|わさび의 뜻과 진짜 정체

わさび= 일본 계곡물에서 자라는 식물(Eutrema japonicum)과 그 향신료
● 시중 튜브 와사비의 상당수는 서양고추냉이(홀스래디시)+색소
● 매운맛의 정체는 알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 갈아야 생기고, 휘발되어 사라짐
● 고추의 매운맛(혀)과 달리 코로 치솟는 자극이라 종류가 다름
● 포장에서 本わさび使用/入り/西洋わさび 표기를 확인하면 구별 가능
● 바로 쓰는 한마디는 「さび抜きでお願いします」
코닥
와사비 말고도 초밥집에는 뜻을 모른 채 지나치는 일본어가 잔뜩 있어요. 샤리, 네타, 가리, 아가리까지 한 번에 정리한 글도 함께 보시면 훨씬 잘 잡힙니다!

초밥 용어 총정리|샤리·네타·가리·아가리, 스시야에서 쓰는 일본어를 3층으로 이해하기

참고 자료
日本わさび協会「わさびの特性・効能」(https://www.wasabi.or.jp/knowledge/character
위키백과「고추냉이」(https://ko.wikipedia.org/wiki/고추냉이
위키백과「스시」(https://ko.wikipedia.org/wiki/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