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은 con-(완전히·꽉)+ serv(지키다)+ -ation(〜하는 일). 뜻밖에 단순합니다.
코어 이미지는 「있는 것이 줄거나 사라지지 않도록 지켜서 남긴다」. 한자어 보존(保存)과 거의 그대로 겹쳐요.
거의 그런데, 딱 한 군데에서 발이 걸립니다.
전기를 아껴 쓰는 것도 영어로는 energy conservation이거든요. 그런데 이건 한국어로 「에너지 보존」이 아니라 「에너지 절약」이라고 하죠.
영어에서는 한 단어인데, 한국어에서는 「보존」과 「절약」이라는 다른 한자어 두 개로 갈라집니다. 오늘은 이 갈림길을 보러 갈 거예요.
- 1 먼저 결론 — conservation은 「줄지 않게 지킨다」 하나입니다
- 2 한국어에서 갈라지는 지점 — 保存과 節約은 애초에 다른 한자입니다
- 3 결정적 장면 — 「에너지 보존」과 「에너지 절약」이 영어로는 같은 단어입니다
- 4 conservation 발음 — 「컨서베이션」이 아니라 강세가 세 번째에 있습니다
- 5 nature conservation 뜻 — 「자연 보호」라고 배웠는데 왜 protection이 아닐까
- 6 conservation과 preservation 차이 — 「쓰면서 지킨다」 vs 「손대지 않고 둔다」
- 7 servare 가족 — observe와 reserve는 형제, deserve는 남남입니다
- 8 같은 뿌리의 딴 얼굴 — conservative(보수적인)와 conservatory(온실)
- 9 ”conservation”의 뜻·발음·어원 정리
먼저 결론 — conservation은 「줄지 않게 지킨다」 하나입니다
단어를 부품으로 뜯어 보면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어원 사전이 알려 주는 계보는 이렇습니다.
”conservation”의 부품
con-(com-)= 「완전히, 꽉」을 더하는 강조 접두사
+
servare(라틴어)= 「지켜보다, 지키다, 무사히 간수하다」
+
-ation = 「〜하는 일, 〜한 상태」를 만드는 명사 어미
⇒ 라틴어 conservare(꽉 지키다, 온전히 간수하다)
⇒ 14세기 후반 영어로 들어와 conservation
⇒ 코어 이미지 = 「있는 그대로 줄지 않게 지켜서 남긴다」
영어에 처음 들어왔을 때의 뜻은 뜻밖에도 「건강과 몸 상태를 온전히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15세기 중반에 「지금 있는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일」로 넓어졌고, 우리가 아는 환경 보전의 뜻이 붙은 것은 1909년경이라고 어원 사전은 적고 있어요. 생각보다 최근입니다.
저도 이 대목이 재미있더라고요.
원래 이 단어는 대상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건강이든 유물이든 데이터든 재산이든, 「줄어들지 않게 지키는 일」이면 전부 conservation이었어요.
그러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산림과 자연을 지키자는 운동이 커지면서, 「환경」이 이 단어의 대표 얼굴이 된 겁니다. 뜻이 좁아진 게 아니라 대표 이미지가 하나 얹힌 거예요.
한국어에서 갈라지는 지점 — 保存과 節約은 애초에 다른 한자입니다
여기가 오늘의 핵심입니다. 영어 conservation을 한국어로 옮길 때 왜 어떤 때는 보존이 되고 어떤 때는 절약이 될까요. 두 한자어를 나란히 뜯어 보면 답이 바로 보입니다.
보존과 절약, 부품 대조표
보존(保存) = 保(지킬 보)+ 存(있을 존)
⇒ 「있는 상태 그대로 지킨다」 ⇒ 라틴어 servare와 같은 자리
절약(節約) = 節(절제할 절)+ 約(아낄 약)
⇒ 「절제해서 아껴 쓴다」 ⇒ 내가 쓰는 양을 줄인다는 뜻
⇒ 保에는 「지킨다」가, 節約에는 「아낀다」가 들어 있습니다. 애초에 겹치는 글자가 하나도 없어요.
표준국어대사전은 절약을 「함부로 쓰지 아니하고 꼭 필요한 데에만 써서 아낌」으로 풀이합니다. 초점이 내 소비 행동에 있죠. 반면 보존의 초점은 지켜야 할 대상에 있습니다.
한국어는 「무엇을 보느냐」로 단어를 나눕니다.
・지켜야 할 대상을 본다 ⇒ 보존(문화재, 자연, 데이터)
・내 사용량을 본다 ⇒ 절약(전기, 물, 돈)
그런데 영어는 이 둘을 나누지 않아요. 「총량이 줄어들지 않게 지킨다」는 점에서 똑같다고 보고 conservation 하나로 처리합니다.
정확히 그 감각이에요. 아주 잘 잡으셨습니다.
영어 화자에게 conserve water는 「물을 아껴 쓰다」인 동시에 「물이 줄어들지 않게 지키다」입니다. 아끼는 행동과 지키는 결과가 한 단어 안에 붙어 있어요.
한국어는 그 둘을 절약과 보존으로 떼어 놓았을 뿐입니다.
| 영어 표현 | 한국어 번역 | 초점 |
|---|---|---|
| energy conservation | 에너지 절약 | 내 사용량 줄이기 |
| water conservation | 물 절약/수자원 보전 | 둘 다 가능 |
| nature conservation | 자연 보전 | 대상 지키기 |
| wildlife conservation | 야생 동물 보호 | 대상 지키기 |
| data conservation | 데이터 보존 | 대상 지키기 |
| the conservation of energy | 에너지 보존 법칙 | 총량이 안 변함 |
결정적 장면 — 「에너지 보존」과 「에너지 절약」이 영어로는 같은 단어입니다
위 표의 마지막 두 줄을 다시 보세요. 한국어로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인데, 영어 단어는 둘 다 conservation입니다.
・the law of conservation of energy
⇒ 에너지 보존 법칙(물리). 고립된 계에서 에너지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자연 법칙
・energy conservation
⇒ 에너지 절약(생활·정책). 낭비를 줄여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자는 실천
⇒ 한국어는 「법칙」과 「캠페인」이라 완전히 다른 말을 쓰지만, 영어는 「총량이 줄지 않게 지킨다」는 한 이미지로 묶어 버립니다.
네, 저는 이게 이 단어에서 제일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차이는 「누가 지키느냐」뿐입니다. 물리 쪽은 자연이 알아서 총량을 지켜 주는 것이고, 생활 쪽은 우리가 애써서 총량을 지키는 것이죠.
지키는 주체만 다르고 「줄지 않게 한다」는 그림은 완전히 같습니다.
어순에도 약한 경향이 하나 있습니다. 절대 규칙은 아니지만 알아 두면 독해에 도움이 돼요.
어순으로 눈치채기(경향)
conservation of + 명사(of를 쓰는 형)
⇒ 물리·수학의 보존 법칙 쪽이 많음
・conservation of energy/mass/momentum = 에너지·질량·운동량 보존
명사 + conservation(앞에 붙이는 형)
⇒ 환경·자원의 보전·절약 쪽이 많음
・energy conservation = 에너지 절약
・soil conservation = 토양 보전
・marine conservation = 해양 보전
※ 어디까지나 경향입니다. 최종 판단은 앞뒤 문맥으로 하세요.
conservation 발음 — 「컨서베이션」이 아니라 강세가 세 번째에 있습니다
한국어 표기로는 흔히 「컨서베이션」이라고 적지만, 실제 소리와는 두 군데가 어긋납니다.
conservation 계열 발음
・conservation 〔美〕/ˌkɑːn.sɚˈveɪ.ʃən/ 〔英〕/ˌkɒn.səˈveɪ.ʃən/
⇒ con-ser-VA-tion(칸서베이션 / 콘서베이션)4음절
・conserve(동사)/kənˈsɝːv/ ⇒ con-SERVE(컨서브)
・conserve(명사·잼)/ˈkɑːnsɝːv/ ⇒ CON-serve(칸서브)
・conservative /kənˈsɝːvətɪv/ ⇒ con-SER-va-tive
・conservationist /ˌkɑːnsɚˈveɪʃənɪst/ ⇒ 강세는 VA 그대로
①첫 음절은 「컨」이 아니라 「칸/콘」에 가깝습니다(약하지만 제2강세가 있어서 또렷하게 남아요)
②강세는 세 번째 VA. 「베이」를 가장 크고 길게 발음하세요
바로 그겁니다. 그리고 이건 규칙이라 외울 필요도 없어요.
-tion이 붙으면 강세는 무조건 -tion 바로 앞 음절로 끌려갑니다.
・con-SERVE ⇒ con-ser-VA-tion
・ob-SERVE ⇒ ob-ser-VA-tion
・pre-SERVE ⇒ pre-ser-VA-tion
・re-SERVE ⇒ re-ser-VA-tion
-tion은 강세를 자기 앞으로 당기는 자석이라고 기억하시면 네 단어가 한꺼번에 해결됩니다.
참고로 -serve 부분의 r은 미국식에서는 확실히 굴려 주고, 영국식에서는 발음하지 않습니다. conservation에서는 이 음절이 약음절이라 「서」가 거의 「스어」처럼 뭉개진다는 점도 같이 기억해 두세요.
nature conservation 뜻 — 「자연 보호」라고 배웠는데 왜 protection이 아닐까
nature conservation은 「자연 보전」, 즉 동식물과 자연 환경이 망가지거나 사라지지 않도록 지키는 일을 뜻합니다. 학습 사전은 이 뜻을 「동물·식물·숲 같은 자연물이 훼손되거나 파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라고 풀이해요.
・nature conservation = 자연 보전
・wildlife conservation = 야생 동물 보호
・marine conservation = 해양 보전
・soil / water conservation = 토양 보전 / 수자원 보전
・conservation biology = 보전 생물학
・conservation efforts / measures = 보전 노력 / 보전 조치
・a conservation group = 환경 보호 단체
・an endangered species = 멸종 위기종(conservation 기사에 거의 항상 같이 나옵니다)
기본 예문
【자연·환경】
・She works for a nature conservation group.
(그녀는 자연 보전 단체에서 일한다.)
・Conservation efforts have saved the species from extinction.
(보전 노력이 그 종을 멸종에서 구했다.)【자원·절약】
・We need to practice energy conservation at home.
(집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야 한다.)
・The city launched a water conservation campaign.
(시는 물 절약 캠페인을 시작했다.)【문화재·유물】
・The painting is undergoing conservation work.
(그 그림은 보존 처리를 받고 있다.)【동사 conserve】
・Turn off the lights to conserve electricity.
(전기를 아끼려면 불을 꺼라.)
・We must conserve our forests for future generations.
(미래 세대를 위해 숲을 지켜야 한다.)
틀렸다기보다 「영어권에서 잘 안 쓰는 조합」이라고 보시면 정확해요.
protection은 「위협에서 막아 준다」는 방패의 이미지라, environmental protection(환경 보호)처럼 제도·법률 쪽에서 주로 씁니다.
반면 자연을 다루는 분야 이름·단체 이름·전공 이름에는 거의 항상 conservation이 붙어요. 한국어 「자연보호」를 그대로 옮기고 싶다면 nature conservation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한국어도 사실 「보존」과 「보전」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어 쪽을 한 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 표에서 자연은 보전, 유물은 보존이라고 적은 것을 눈치채셨나요? 이건 실수가 아니라 한국어 안의 또 다른 갈림길입니다.
보존(保存)과 보전(保全)
보존 = 保(지킬 보)+存(있을 존)
⇒ 표준국어대사전 : 「잘 보호하고 간수하여 남김」
⇒ 유물 보존, 영토 보존, 공문서 보존, 문화재 보존
보전 = 保(지킬 보)+全(온전할 전)
⇒ 표준국어대사전 : 「온전하게 보호하여 유지함」
⇒ 생태계 보전, 환경 보전, 자연환경보전법
⇒ 보존은 「남긴다」에, 보전은 「온전한 상태를 유지한다」에 무게가 있습니다.
실무에서 쓰는 간단한 기준을 드릴게요.
・환경·생태계 이야기 ⇒ 보전(자연환경보전법)
・문화재·유물·기록 이야기 ⇒ 보존(문화재 보존 처리)
그리고 영어는 이 둘도 나누지 않습니다. 환경도 conservation, 문화재도 conservation이에요.
한 문장으로 아주 잘 정리하셨어요. 딱 그 상황입니다.
다만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네 갈래는 한국어를 쓸 때의 고민이고, 영어를 쓸 때는 그냥 conservation 하나로 밀면 대부분 맞습니다.
갈래가 많은 쪽이 우리 모국어라는 건, 영작문에서는 오히려 유리한 조건이에요.
주의! 영국의 conservation area는 자연이 아닙니다
여기서 초보자가 확실하게 걸려 넘어지는 표현이 하나 있습니다. conservation area인데요, 「자연 보호 구역」이라고 읽으면 영국 기사에서는 오독이 됩니다.
・〔영국〕conservation area = 역사적·건축적으로 특별한 가치가 있어 경관을 지키도록 지정된 도시 구역
1990년 법률에서 「보존하거나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한, 특별한 건축적 또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정의되며, 영국 전역에 1만 곳이 넘게 지정되어 있습니다. 지정되면 건물 철거나 외관 변경에 제약이 생겨요.
⇒ 한국어로는 「보존 지구」에 가깝습니다. 자연이 아니라 오래된 거리와 건물을 지키는 제도예요.
・〔일반〕conservation area / protected area = 자연 보호 구역
⇒ 야생 동물이나 서식지를 지키는 구역이라는 뜻으로도 물론 씁니다.
⇒ 영국 부동산·도시 기사에서 이 말이 나오면 거의 100% 앞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conservation과 preservation 차이 — 「쓰면서 지킨다」 vs 「손대지 않고 둔다」
사전에서 conservation을 찾으면 동의어로 preservation이 나옵니다. 그래서 「같은 말이겠지」 하고 넘어가기 쉬워요.
그런데 이 두 단어는 환경 분야에서 100년 넘게 싸워 온 사이입니다. 차이를 알면 영어 뉴스가 갑자기 잘 읽혀요.
미국의 자연 보호 운동이 두 진영으로 갈렸던 이야기예요. 어느 쪽 단어를 쓰느냐가 곧 입장 표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대립의 씨앗은 이미 부품 안에 들어 있었어요. 거기부터 보시죠.
먼저 부품부터 보면 뿌리가 같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다른 것은 앞에 붙은 접두사 하나뿐이에요.
같은 servare, 다른 접두사
conservation = con-(꽉, 완전히)+ servare(지키다)
⇒ 「손에 쥐고 관리하면서 지킨다」
preservation = pre-(미리, 앞서)+ servare(지키다)
⇒ 「망가지기 전에 미리 막아서 그대로 둔다」
⇒ pre-에 「미리」가 들어 있는 것이 결정적 차이입니다. 그래서 preservation은 손을 대지 않는 쪽으로 기울어요.
이 미묘한 차이가 실제 역사에서 큰 대립으로 나타났습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산림청 초대 청장 기퍼드 핀쇼는 자연을 「현명하게 이용하면서 관리하자」는 conservation을, 자연주의자 존 뮤어는 「사람의 이용에서 떼어내 그대로 두자」는 preservation을 주장했어요.
두 단어의 이미지 차이
conservation ⇒ 「사람이 쓰되, 고갈되지 않게 관리하며 지킨다」=지속 가능한 이용·보전
preservation ⇒ 「사람의 손이 닿지 않게 떼어 놓고 그대로 둔다」=원형 그대로 보존
⇒ 벌목을 계획적으로 허용하는 국유림은 conservation
⇒ 아예 개발을 금지하는 국립공원 핵심 구역은 preservation
| conservation | preservation | |
|---|---|---|
| 사람의 이용 | 허용(현명하게) | 차단(그대로 둠) |
| 키워드 | 관리, 지속 가능 | 원형, 불개입 |
| 대표 인물 | 기퍼드 핀쇼 | 존 뮤어 |
| 자주 붙는 말 | wildlife, energy, soil | historic, food, self- |
| 한국어 | 보전, 절약 | 보존, 원형 유지 |
축을 하나만 잡으세요. 「사람을 넣느냐 빼느냐」입니다. 세기의 문제가 아니에요.
그래서 식품에도 이 감각이 그대로 나타나요. 상하지 않게 미리 막는 방부제는 preservative(보존료)입니다. conservative가 아니에요!
preserve는 「시간을 멈춰 둔다」, conserve는 「줄어들지 않게 관리한다」. 이 한 줄이면 웬만한 문장은 판별됩니다.
●Conserve water during the drought.
「가뭄 동안 물을 아껴 써라」 ⇒ 쓰긴 쓰되 줄지 않게 관리
●This jam contains no artificial preservatives.
「이 잼에는 인공 보존료가 들어 있지 않다」 ⇒ 상하는 것을 미리 막음
●The old town is a well-preserved medieval site.
「그 구시가지는 잘 보존된 중세 유적이다」 ⇒ 옛 모습이 그대로 남음
●She works in wildlife conservation.
「그녀는 야생 동물 보전 분야에서 일한다」 ⇒ 개체 수가 줄지 않도록 관리
단, 문화재·박물관 분야에서는 조금 다르게 씁니다
위 구분은 환경 분야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미술품과 유물을 다루는 문화재 분야에서는 두 단어의 관계가 살짝 바뀌어요. 여기서는 conservation이 더 넓은 개념입니다.
문화재 분야에서의 관계
conservation = 문화재를 미래에 남기기 위한 전문 분야 전체
(조사·기록·수복 처치·예방적 관리를 모두 포함)
preservation = 그 안에서 손상과 열화를 막는 활동
(온습도 관리, 해충 방제, 취급 규칙 등)
⇒ 미술관에서 그림을 실제로 고치는 사람은 conservator(보존 처리 전문가)라고 부릅니다.
뒤집힌다기보다, 어원의 con-(꽉, 완전히)이 분야마다 다르게 발휘된다고 보시면 편합니다.
환경에서는 그 「꽉」이 「사람이 손에 쥐고 관리한다」로 나타나고, 문화재에서는 「손을 대서라도 끝까지 남긴다」로 나타나는 거예요.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conservation 쪽이 언제나 「사람의 개입」을 품고 있다는 것. 이 축만 잡고 계시면 어느 분야에서든 안 헷갈립니다.
servare 가족 — observe와 reserve는 형제, deserve는 남남입니다
servare(지켜보다·지키다)는 영어에 아주 많은 자식을 남겼습니다. 접두사만 갈아 끼우면 되니, 여기서 한꺼번에 정리해 두면 이득이 큽니다.
servare(지키다·지켜보다) 가족
・conserve = con-(꽉)+ serve ⇒ 보존하다, 아껴 쓰다
・preserve = pre-(미리)+ serve ⇒ 보존하다, 지켜 남기다
・observe = ob-(〜쪽으로)+ serve ⇒ 「대상 쪽을 계속 지켜본다」 ⇒ 관찰하다, (규칙을)지키다
・reserve = re-(뒤로)+ serve ⇒ 「뒤로 빼서 지켜 둔다」 ⇒ 따로 남겨 두다, 예약하다
⇒ 공통 이미지는 「없어지지 않게 지킨다」. 접두사가 지키는 방향을 정해 줍니다.
observe가 왜 「관찰하다」와 「규칙을 지키다」를 둘 다 갖는지, 이제 보이시죠?
「눈을 떼지 않고 계속 지켜본다」에서 관찰이 나오고, 「규칙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에서 준수가 나옵니다. 뿌리가 같으니 당연한 거예요.
・observe the rules = 규칙을 지키다
・observe the stars = 별을 관찰하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생김새는 똑같이 -serve인데, 가족이 아닌 단어들이 섞여 있어요.
・serve / service / servant ⇒ 라틴어 servire(섬기다, 시중들다)에서 옴. 그 뿌리는 servus(노예)입니다
・deserve ⇒ deservire(de- 완전히 + servire 섬기다)=「아주 잘 섬기다」
⇒ 「잘 섬겼으니 그만한 값을 받을 자격이 있다」 ⇒ 〜을 받을 만하다
⇒ 즉 deserve는 「지키다」가 아니라 「섬기다」 쪽입니다. conserve·observe와는 계열이 다릅니다.
※ 어원 사전은 servare와 servire가 더 깊은 곳에서는 이어져 있을 가능성도 언급하지만, 라틴어 단계에서는 분명히 다른 동사였습니다.
이런 게 어원 학습의 함정이자 재미예요.
구별법은 간단합니다. 뜻을 넣어 보면 됩니다.
・「지킨다」를 넣어서 말이 되면 ⇒ servare 가족(conserve, preserve, observe, reserve)
・「섬긴다」를 넣어야 말이 되면 ⇒ servire 가족(serve, service, deserve)
deserve에 「지킨다」를 넣어 보면 아무 말도 안 되죠? 그게 신호입니다.
같은 뿌리의 딴 얼굴 — conservative(보수적인)와 conservatory(온실)
마지막으로, conserv-로 시작하는데 뜻이 멀어 보이는 두 단어를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사실 둘 다 같은 코어 이미지에서 곧장 나옵니다.
conserv- 친척들
・conservative = 「지금 있는 것을 지키려는」
⇒ 정치의 보수적인, 그리고 보수적인 추정치(=안전하게 낮춰 잡은 수치)
・conservatory = 「지켜 두는 곳」
⇒ ①온실(식물을 지키는 유리방)②음악원(이탈리아어 conservatorio에서)
・conservationist = 환경 보호 운동가
・conservator = (문화재)보존 처리 전문가
・conservancy = 자연 보호 단체·기구(The Nature Conservancy 등)
그런데 사연을 들으면 납득이 되실 거예요.
이탈리아의 conservatorio는 원래 고아를 거두어 돌보던 보호 시설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다가, 시설 자체가 음악 학교로 유명해져 버린 거예요.
「연약한 것을 안에 넣고 지키는 방」이라는 점에서 온실과 음악원은 완전히 같은 발상입니다.
참고로 시험과 비즈니스 문서에서 자주 나오는 것이 a conservative estimate(보수적인 추정)입니다. 「보수 정당」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위험을 피해 낮춰 잡은, 안전한 수치」라는 뜻이에요. 「지금 가진 것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라는 코어에서 그대로 나온 용법입니다.
30초 진단: conservation은 「보존」일까 「절약」일까?
영어는 한 단어지만 한국어는 「무엇을 보느냐」로 갈라집니다. 질문에 답하고 확인해보세요.
保(지킬 보)+存(있을 존)= 있는 상태 그대로 지킨다
節(절제할 절)+約(아낄 약)= 절제해서 아껴 쓴다
※ 영어는 「총량이 줄지 않게 지킨다」는 점에서 둘을 같다고 보고 conservation 하나로 처리하지만, 한국어는 지켜야 할 대상을 볼 때는 「보존」, 내 사용량을 볼 때는 「절약」으로 나눕니다.
”conservation”의 뜻·발음·어원 정리
아래는 오늘 본 내용의 요약입니다.
⇒ 코어 이미지는 「있는 것이 줄거나 사라지지 않게 지켜서 남긴다」
●한자어와의 대응 ⇒ 보존(保存)의 保(지킬 보)+存(있을 존)이 servare와 같은 자리
●갈라지는 지점 ⇒ 에너지·물을 아끼는 것은 절약(節約). 節(절제할 절)+約(아낄 약)이라 보존과 겹치는 글자가 없음
⇒ 한국어는 「대상을 지킨다」와 「내 사용량을 줄인다」를 나누고, 영어는 「총량이 줄지 않게 한다」로 묶음
●결정적 장면 ⇒ 에너지 보존 법칙(물리)도 에너지 절약(생활)도 영어로는 conservation. 차이는 「자연이 지키느냐, 우리가 지키느냐」뿐
●발음 ⇒ con-ser-VA-tion /ˌkɑːn.sɚˈveɪ.ʃən/. 첫 음절은 「컨」보다 「칸/콘」, 강세는 세 번째
⇒ 동사 conserve는 con-SERVE. -tion은 강세를 자기 앞으로 당기는 자석(observation·preservation·reservation 전부 동일)
●nature conservation = 자연 보전. 분야·단체·전공 이름에는 protection이 아니라 conservation을 씀
●한국어 안의 또 한 번의 갈림길 ⇒ 환경은 보전(保全), 문화재·기록은 보존(保存). 영어는 둘 다 conservation
●주의 ⇒ 영국의 conservation area는 자연이 아니라 역사적 건물·거리의 보존 지구
●preservation과의 차이 ⇒ conservation은 「쓰면서 관리해 지킨다」(핀쇼)/preservation은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둔다」(뮤어)
⇒ 식품 보존료는 preservative. conservative가 아님
⇒ 단, 문화재 분야에서는 conservation이 상위 개념이고 실제 수복가는 conservator
●servare 가족 ⇒ conserve/preserve/observe(지켜보다⇒관찰·준수)/reserve(뒤로 빼 두다⇒예약)
⇒ deserve는 남남. servire(섬기다) 계열이라 「지킨다」를 넣으면 말이 안 됨
●친척 ⇒ conservative(지금 것을 지키려는 ⇒ 보수적인·안전하게 낮춰 잡은)/conservatory(지켜 두는 방 ⇒ 온실·음악원)
마지막으로 한 줄만 챙겨 가세요!
「conservation = 줄지 않게 지킨다 ⇒ 대상을 보면 「보존」, 내 사용량을 보면 「절약」」
번역이 갈라진다고 해서 단어가 어려운 게 아닙니다. 한국어가 더 잘게 나눠 놓았을 뿐이에요. 영어를 쓸 때는 conservation 하나로 밀고 가시면 됩니다.
「Online Etymology Dictionary(Etymonline)— conservation / conserve / preserve / observe / serve / deserve(https://www.etymonline.com/word/conservation)」
「Longman Dictionary of Contemporary English — conservation(https://www.ldoceonline.com/dictionary/conservation)」
「Wiktionary — conservation / conserve(https://en.wiktionary.org/wiki/conservation)」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보존」「보전」「절약」「보호」(https://stdict.korean.go.kr/)」
「U.S. Forest Service — Conservation versus Preservation?(https://www.fs.usda.gov/about-agency/features/conservation-verse-preservation)」
「American Institute for Conservation — Definitions of Conservation Terminology(https://cool.culturalheritage.org/waac/wn/wn18/wn18-2/wn18-202.html)」
「Historic England — Conservation Areas / Planning (Listed Buildings and Conservation Areas) Act 1990(https://historicengland.org.uk/advice/planning/conservation-are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