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 pastor 뜻 | 양치기라는 이름인데 왜 돼지고기일까

코닥
오늘 다룰 스페인어는 al pastor(알 파스토르)예요!

사전을 찾으면 pastor = 양치기, 목자라고 나와요. 그래서 양치기 스타일이라는 뜻이 되는데요.

그런데 고기는 양고기가 아니라 돼지고기예요. 사전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단어의 대표 선수죠!

al pastor의 뜻과 정체 – 재료가 아니라 굽는 방식의 이름

al pastor(발음: 알 파스토르)는 돼지고기를 세로로 세운 꼬치에 겹겹이 끼워 구운 뒤, 겉면부터 얇게 깎아내어 옥수수 전병에 얹어 먹는 멕시코 길거리 음식을 가리킵니다.

가장 흔한 형태는 tacos al pastor이고, 노점에서 주문할 때는 그냥 de pastor라고만 합니다.

잠깐, 양치기랑 돼지고기가 무슨 상관이야? 완전 반대 아니야?
코닥
그렇게 느껴지는 게 당연해요! 핵심은 이 이름이 고기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는 것이에요.

양치기가 고기를 굽던 방식을 가리키는 이름이거든요. 무엇을 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굽느냐가 이름이 된 거죠.

이건 한국어 화자에게 오히려 익숙한 감각입니다

한국 음식 이름을 떠올려 보면 이 구조는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양념치킨양념은 재료 이름이 아니라 맛을 내는 방식입니다
물냉면 / 비빔냉면도 재료가 아니라 내는 방식이 이름을 결정합니다
숯불구이는 무엇을 굽는지가 아니라 무엇으로 굽는지가 이름입니다

al pastor도 정확히 같습니다. 세로 꼬치에 끼워 겉부터 깎아내는 방식이 이름이 된 것이고, 그 안에 들어가는 고기가 돼지일 뿐입니다.

al이라는 두 글자에 숨어 있는 문법

코닥
여기서 al이라는 두 글자를 짚고 넘어갈게요. 이거 하나 알아 두면 메뉴판이 갑자기 읽히기 시작하거든요!

al은 원래 a(~에, ~로)+ el(남성 정관사)이 합쳐진 형태예요. 스페인어에서 이 둘이 만나면 반드시 al로 줄여 쓰거든요.

al = a + el(반드시 줄여 씁니다)

a + el pastor → al pastor(✕ a el pastor)
a + el mercado → al mercado(시장으로)

요리 이름에서 a ~~풍으로, ~의 방식으로라는 뜻이 됩니다.
al pastor … 양치기 방식으로
a la mexicana … 멕시코 방식으로
al carbón … 숯으로
a la plancha … 철판으로

아, 그럼 al carbón은 숯불구이랑 똑같은 발상이구나?
코닥
완전히 똑같아요! 그래서 메뉴판에서 aal이 보이면 아, 여기부터는 재료가 아니라 조리법이구나라고 생각하면 돼요.

이 감각만 잡으면 처음 보는 메뉴도 절반은 읽힌 거예요!

al pastor의 유래 – 레바논 이민자의 샤와르마에서 출발했습니다

알 파스토르가 멕시코 고유의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출발점은 중동입니다.

중동? 그게 어떻게 멕시코 길거리 음식이 된 거야?
코닥
이민 때문이에요! 레바논에서 멕시코로 건너간 사람들이 자기들 음식을 그대로 가져갔거든요.

세로로 세운 꼬치에 고기를 겹겹이 끼우고 돌려 가며 굽다가 겉부터 깎아내는 것 — 케밥집에서 돌아가는 그 통고기를 떠올리면 정확해요. 그게 원형이에요.

흐름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al pastor가 만들어진 과정
샤와르마(레바논) … 세로 꼬치에 양고기, 피타 빵에 싸서
↓ 20세기 전반, 레바논계 이민자들이 멕시코로
tacos árabes(푸에블라) … 조리법은 그대로, 밀가루로 만든 피타 비슷한 빵에
↓ 멕시코 현지 재료와 입맛에 맞춰 변화
tacos al pastor돼지고기, 옥수수 전병, 아치오테로 낸 붉은색, 파인애플

영어판 위키백과의 Al pastor 항목은 1920년대 무렵에 양고기가 대부분 돼지고기로 대체되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멕시코에서는 양고기가 구하기 어렵고 비쌌던 반면 돼지고기가 훨씬 익숙했다는 것이 흔히 드는 이유입니다.

tacos árabes는 지금도 푸에블라에 남아 있으며, 위키백과는 이것이 꼬치에서 깎아낸 샤와르마식 고기를 피타 계열의 빵에 낸다고 설명합니다. 알 파스토르의 형이 아직 살아 있는 셈입니다.

코닥
다만 여기서 정직하게 말해 둘 게 하나 있어요.

왜 하필 양치기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는 확실하게 정해져 있지 않아요.

세로 꼬치에 구운 모습이 양치기가 하던 꼬치구이를 떠올리게 했다는 설명이 흔하지만, 여러 설이 있어요. 인터넷에서 정답은 이것이라고 단언하는 글을 보면 조금 의심해 보셔도 좋아요!

trompo – 세로 꼬치를 부르는 이름

노점 앞에 서 있는 고기 기둥에도 이름이 있습니다. trompo(트롬포)입니다.

이 단어의 원래 뜻은 팽이입니다. 세로축을 중심으로 빙글빙글 도는 모습이 팽이와 닮았다는 것이죠. 위키백과도 이 세로 회전 꼬치를 영어로 spinning top, 즉 팽이라고 옮기고 있습니다.

팽이라니 귀엽다. 그럼 노점에서 trompo라는 말도 쓰는 거야?
코닥
네, 아주 흔하게 써요! ¿Ya está el trompo?(고기 기둥 다 됐어요?)처럼요.

가게 앞에 trompo가 실제로 돌아가고 있는지가 좋은 알 파스토르 가게를 고르는 눈에 보이는 기준이기도 해요!

빨간색은 고춧가루가 아닙니다 – 아치오테의 정체

사진 보면 고기가 엄청 빨갛던데… 그거 다 고춧가루 아니야? 되게 매울 것 같은데.
코닥
거기가 바로 한국인이 가장 자주 오해하는 지점이에요!

저 붉은색의 정체는 대부분 achiote(아치오테)예요. 고추가 아니라 색을 내는 재료거든요.

achiote는 영어로 annatto라고 부르는 식물의 씨앗에서 얻는 재료입니다. 위키백과의 Annatto 항목은 이것이 노랑에서 주황빛 붉은색을 내는 착색제로 널리 쓰인다고 설명하며, 맛은 흙 냄새가 나면서 은은하게 달고 후추 같은 느낌이라고 기술합니다. 매운맛을 내는 향신료가 아닙니다.

【오해】 알 파스토르가 빨갛다 → 고춧가루가 많다 → 엄청 맵다
【실제】 붉은색은 아치오테라는 착색 재료 때문. 양념에 말린 고추가 함께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색의 진하기와 매운맛의 세기는 비례하지 않습니다.

정말 매운맛을 결정하는 것은 테이블에 놓인 살사 쪽입니다. 그건 손님이 직접 얹는 것이라 내가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렇구나. 빨간 게 다 매운 건 아니구나.
코닥
맞아요! 그리고 반대 방향으로도 조심해야 해요.

매운 걸 잘 먹는 분일수록 이 정도야 뭐 하고 살사를 듬뿍 얹기 쉬운데, habanero(아바네로)가 들어간 살사는 성질이 완전히 달라요. 뒤늦게 찌르듯이 올라오고 꽤 오래갑니다.

처음 보는 살사는 ¿Pica mucho?(많이 매워요?)라고 한 번 물어보고 얹는 게 좋아요!

파인애플은 필수가 아닙니다

알 파스토르 사진에는 대개 꼬치 꼭대기에 파인애플이 얹혀 있습니다. 위키백과도 파인애플을 일반적으로 쓰이는 재료로 소개합니다.

다만 모든 가게가 넣는 것은 아닙니다. 넣지 않는 가게도 흔합니다. 그래서 이 두 마디가 유용합니다.

¿Lleva piña?(파인애플 들어가요?)
Con piña, por favor.(파인애플 넣어 주세요.)
Sin piña, por favor.(파인애플은 빼 주세요.)

고기에 파인애플이라니 좀 이상한 조합 같은데, 맛있어?
코닥
한국식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빨라요! 기름진 돼지고기에 새콤한 걸 곁들이는 발상이거든요.

삼겹살에 파채나 김치를 곁들이는 것과 목적이 같아요. 기름기를 끊어 주는 역할이죠. 거기에 라임까지 짜 넣으면 완성이에요!

문법 주의: tacos al pastores라고 쓰면 안 됩니다

스페인어를 조금 배운 사람일수록 오히려 잘 틀리는 부분입니다.

복수형은 tacos에만 붙습니다

un taco al pastor(알 파스토르 타코 한 개)
tres tacos al pastor(알 파스토르 타코 세 개)
✕ tres tacos al pastores
✕ tres tacos a los pastores

al pastor통째로 하나의 수식어구라서 개수에 따라 모양이 바뀌지 않습니다.

아, 그럼 복수형 s는 앞의 tacos만 챙기면 되는 거구나?
코닥
정확해요! 스페인어는 수가 늘어나면 관련된 단어가 다 같이 변하는 경우가 많아서, 한국어 화자는 여기도 바꿔야 하나? 하고 과하게 붙이기 쉬워요.

al pastor는 통째로 굳어진 이름이라고 외워 두면 안전해요!

그리고 노점에서는 이 문제 자체가 사라집니다

실제 주문에서는 tacos라는 단어조차 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래 형태: Tres tacos de pastor.
실제 노점: Tres de pastor.(파스토르 세 개.)

숫자 + de + 재료 이름. 이것만으로 주문이 성립합니다. 명사를 말하지 않으니 복수형 걱정도 없습니다.

al pastor를 주문할 때 쓰는 실전 문장

【주문】
Tres de pastor, por favor.(파스토르 세 개 주세요.)
¿Me da dos de pastor?(파스토르 두 개 주시겠어요?)
Uno de pastor y uno de bistec.(파스토르 하나, 소고기 하나.)

【되물어 올 때】
¿Con todo?(다 넣어 드려요?) → Sí, con todo. / Sin cebolla.
¿Para aquí o para llevar?(여기서 드세요, 포장이에요?) → Para llevar.

【확인하고 싶을 때】
¿Lleva piña?(파인애플 들어가요?)
¿Pica mucho?(많이 매워요?)
¿Cuál salsa no pica?(안 매운 살사는 어느 거예요?)
La salsa aparte, por favor.(살사는 따로 주세요.)

돼지고기라는 점은 미리 알아 두면 좋습니다

알 파스토르는 돼지고기(cerdo)입니다. 종교나 개인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를 피한다면 이 문장들이 도움이 됩니다.

¿Lleva carne de cerdo?(돼지고기가 들어가나요?)
No como cerdo.(저는 돼지고기를 안 먹어요.)
¿Tienen algo sin cerdo?(돼지고기 없는 것도 있나요?)

이 경우 bistec(소고기), suadero(소 뱃살), pollo(닭고기)를 고르면 됩니다. carnitaschorizo도 돼지고기입니다.

발음: 알 파스토르에서 놓치기 쉬운 곳

코닥
단어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한국어 화자가 자꾸 흘려버리는 자리가 있어요!

바로 pastor의 마지막 r이에요. 한국어에는 단어 끝에 r 소리가 없어서 파스토에서 멈추기 쉽거든요. 끝을 살짝 로 튕겨 주면 훨씬 잘 통해요.

al pastor → 알 파스토(끝의 r을 살립니다)
강세는 뒤쪽 to에 있습니다. 파스
trompo → 트
piña피냐(ñ는 냐, 뇨 같은 소리)
achiote → 아치오테(끝의 e를 반드시 소리 냅니다)

al pastor 뜻 정리

al pastor = 직역하면 양치기 스타일. 하지만 고기는 돼지고기
ala + el이 합쳐진 형태. 요리 이름에서는 ~식으로를 뜻한다(a la mexicana, al carbón과 같은 계열)
● 재료 이름이 아니라 세로 꼬치(trompo)에 구워 겉부터 깎아내는 방식의 이름
● 뿌리는 레바논계 이민자의 샤와르마. 푸에블라의 tacos árabes가 앞선 형태
● 붉은색은 아치오테라는 착색 재료. 빨갛다고 매운 것이 아니다
파인애플은 필수가 아니다(¿Lleva piña?로 확인)
● 문법: ◯ tacos al pastor / ✕ tacos al pastores
● 주문은 Tres de pastor, por favor. 이 한 줄로 충분하다
코닥
주문할 때 쓰는 표현 전체와, 다른 길거리 음식 단어들은 아래 글에 한 번에 정리해 두었어요. 함께 보시면 훨씬 든든해요!

멕시코 음식 스페인어 총정리 – 타코 주문하는 법과 길거리 음식 단어

참고 자료
Wikipedia, Al pastor(https://en.wikipedia.org/wiki/Al_pastor
Wikipedia, Annatto(https://en.wikipedia.org/wiki/Annatto
Spanish and Go, How to Order Tacos in Spanish Like a Local(https://spanishandgo.com/learn/how-to-order-tacos-in-spanish/